[시사투데이 이윤재 기자] 바야흐로 ‘디지털 르네상스’의 시대다. 눈부신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에 힘입어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선 ‘디지털 전환’이 진행됐으며, 사회 전반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물론 디지털세상이 가져 온 ‘명암(明暗)’도 극명하다.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이성일 교수는 “거듭된 기술의 진보 덕분에 우리 삶은 한층 편리해졌지만, 그 일각엔 온라인 티켓구매가 어려워 버스예매를 못하거나 키오스크 이용에 두려움을 느껴 물건 구매를 주저하는 ‘디지털 약자’가 존재함”을 지적하며 “‘디지털 약자’가 손 쉽게 정보화기기를 사용하고, 온전한 기술적 수혜를 누릴 수 있도록 ‘접근성’ 강화 방법 고안과 표준화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오랜시간 HCI(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학술연구에 역량을 쏟으며, 디지털 약자의 정보화기기 접근성 개선에 앞장서 온 이 교수이기에 그의 목소리엔 남다른 사명감과 진정성이 담겨있었다. 

 실제 이 교수는 정보통신부 ‘정보격차해소의 관한 법률’ 제정 당시 풍부한 현장지식을 토대로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했고, 국내에 ‘접근성’이란 개념을 도입하며, 지금껏 디지털 약자를 위한 법 제도·표준화 연구에 혁혁한 공을 세워왔다. 

 또한 2000년도 초반에는 전자정부의 웹 접근성 평가에 대한 자문을 맡아 ‘디지털 약자’의 입장을 고려한 행정서비스 편의증진에도 큰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함께 고령자·청각장애인 등이 은행 ATM 기기를 편하게 사용 가능하도록 아이콘 크기를 키우고, 점자자판·이어폰 슬롯 등의 추가 방안을 마련한 점도 주효 성과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 교수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전문가들과 합심해 지난 2022년 (사)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이사장 이성일, kcaa.re.kr)을 출범시키며, 더욱 심화·구체화된 정보화기기 접근성 현안해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연구원은 시행을 앞둔 ‘장애인의 키오스크 접근성을 보장하는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도입 의무화(장애인차별금지법)’ 법안에 발맞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키오스크 평가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며, 행보에 활기를 더했다. 

 먼저 연구원에서는 키오스크 접근성 설계 표준에 부합한 기계 제작 여부를 확인한다. 다음 단계에선 직접 섭외한 디지털 약자가 키오스크 화면 조작 테스트를 진행해 어느 지점에서 머뭇거리는지, 소요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그에 걸맞은 점수를 매긴다. 

 최종 평가가 끝나면 결과 값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전송되며, 심의위원회가 열려 키오스크 제작사의 조달청 우선구매 추천여부를 결정짓는다. 

 요약하면 모두가 포용할 수 있는 ‘접근성 평가방법론’을 기반에 둔 디지털 약자-키오스크 기업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이자 ‘징검다리’인 셈이다.

 이처럼 국내 최초로 키오스크 디지털 접근성 평가의 포문을 활짝 연 이성일 교수는 “올바른 접근성 인증과정을 수행할 선도모델을 구축하고, 디지털 약자의 편에 선 키오스크가 많이 생성되게끔 과학적 방법에 입각한 표준화 작업에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앞으로도 디지털 약자의 편의증진과 소비자 인식제고에 전념해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에 정진하겠다”는 다짐도 되새겼다.  

 한편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이성일 교수((사)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 이사장)는 지능정보화 제품의 ‘접근성’ 개념 도입과 표준화 수립을 위한 학술연구에 헌신하고, 디지털 약자 삶의 질 증진과 소비자 인식 개선 선도에 기여한 공로로 ‘2024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시사투데이 주최·주관)’을 수상했다.​